독일 임금투명성법(Germany's Pay Transparency Law), 8월 내각회의도 넘겼다 — 지금 Grading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
EU 임금투명성지침(Directive (EU) 2023/970) 독일 이행 업데이트 · PEOPLEGRIP HR·노동법 브리핑

1. 들어가며
독일은 지난 2026년 6월 7일이었던 EU 임금투명성지침(Pay Transparency Directive, Directive (EU) 2023/970)의 국내법 전환 시한을 이미 넘겼다. 당초 6월 24일로 예정되어 있던 국내 이행법안의 내각(Kabinett) 심의 일정도 8월로 다시 미뤄졌고, 8월이 지나가는 이 시점까지도 확정된 법안(Referentenentwurf)은 공개되지 않았다. 많은 HR 담당자들이 궁금해하는 지점은 두 가지다. 법이 도대체 언제 시행되는가, 그리고 법이 부재한 상황인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법 시행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기업이 준비해야 할 방향성은 이미 명확하다. 그 핵심은 급여 그 자체가 아니라 급여의 근거가 되는 조직 구조와 직무등급(Grading) 체계에 있다.
2. 지금까지의 경과
EU 임금투명성지침은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원칙을 실효적으로 만들기 위해 채용 단계의 급여 정보 제공, 재직 중 급여 정보 청구권,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성별임금격차 보고의무를 골자로 한다. 독일은 회원국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2026년 6월 7일 전환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정부는 이번 입법기(19대 연방의회 임기) 내 이행을 완료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법안 공개나 내각 의결 일정은 여러 차례 연기됐다.
3. 전문가위원회 최종보고서의 권고사항
법안 초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가장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문서는 연방가족부(BMBFSFJ) 산하 '관료부담 최소화 임금투명성지침 이행 위원회(Kommission Bürokratiearme Umsetzung der Entgelttransparenzrichtlinie)'가 2025년 11월 7일 제출한 최종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법안의 뼈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항목 | 권고 내용 |
급여 산정 기준 | 목표급여가 아닌 실지급 총보수(Ist-Entgelt) 기준. 명확히 식별 가능한 기본급과 변동급여만 포함하고 임의적 부가급여는 제외 |
보고의무 대상 |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으로 한정. 50인 미만 기업은 급여 변동 현황 공시 의무 면제 |
근로자 정보청구권 | 연 1회 본인의 총연봉과 비교 가능한 직위의 평균 급여 정보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신설 |
동일가치노동 판단기준 | 역량, 업무부담, 책임, 근무조건을 핵심 4대 기준으로 하는 객관적이고 성중립적인 직무평가 방식을 권고. 정부 제공 도구 활용은 임의 |
공동결정권 | 새로운 공동결정권 신설에는 합의하지 못함. 기존 사업장평의회(Betriebsrat)의 참여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나 인사관리 단체(BPM) 등은 반대의견(Sondervotum) 제출 |
단체협약 적용 기업 특례 |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대한 완화 규정 여부는 위원회 내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미해결 쟁점 |
4. 지연 이유
당초 6월 24일로 예정되었던 내각 의결이 8월로 연기된 배경에는 연립정부 내 이견, 사용자단체의 강한 반발, 메르츠 총리가 강조해 온 '관료주의 완화' 기조와의 충돌, 경기 둔화 속에서 추가 행정부담을 늘리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이 겹쳐 있다. 8월 시점에도 구체적인 법안 문구나 새로운 내각 의결일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8월 3일 기준 EU 27개 회원국 이행 현황을 집계한 최신 자료에서도 독일은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등 이미 완전 이행을 마친 5개국은 물론 스페인처럼 초안이라도 공개한 국가들과도 달리 '초안 미발표' 국가로 분류됐다. 같은 자료는 독일 정부가 스스로 밝힌 목표 시점으로 2027년 발효, 2028년 첫 보고의무 개시를 제시하고 있다고 전한다.
5. 법이 없다고 리스크도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지침이 아직 독일 국내법으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근로자가 사기업을 상대로 곧바로 지침을 원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것이 곧 '아무 리스크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독일 법원은 기존 국내법(일반평등대우법 AGG, 임금투명성법 EntgTranspG 구법 등)을 지침의 취지에 맞게 해석해야 할 의무를 이미 지고 있다. 즉 법 시행 전이라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관련 분쟁에서 지침의 기준이 사실상의 판단 잣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6. 결국 핵심은 Grading 이다
전문가위원회가 제시한 동일가치노동 판단 기준, 즉 역량, 업무부담, 책임, 근무조건이라는 네 가지 요소는 사실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는 체계적인 직무평가(Job Evaluation)와 직무등급(Job Grading) 모델이 이미 다루고 있는 영역과 정확히 일치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급여 밴드나 등급 체계 없이 직무와 성과에 따라 개별적으로 급여를 책정해 온 조직, 혹은 본사 인력과 현지 채용 인력의 급여 산정 기준이 서로 다른 조직은 '왜 이 두 직위의 급여가 다른가'라는 질문에 객관적이고 방어 가능한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다. 법 시행 이후, 혹은 근로자의 정보청구나 소송이 시작된 이후에 등급 체계를 소급해서 만드는 것은 훨씬 어렵고 위험하다. 이미 존재하는 급여 격차에 대해 사후적으로 논리를 짜맞추는 모양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금투명성법 대응의 출발점은 급여표를 손보는 작업이 아니라 조직 구조와 직무등급 체계를 먼저 점검하는 작업이어야 한다. 등급 체계가 명확할수록 급여 차이를 설명하는 논리도 명확해지고 소송 리스크도 줄어든다.
7.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점검 항목
직무기술서 현행화: 직위별 역할과 책임이 최신 상태로 문서화되어 있는가
등급 체계 유무 확인: 직무등급 또는 급여밴드 체계가 보유하고 있는가, 존재한다면 마지막 갱신 시점은 언제인가
급여와 등급의 연결성: 실제 지급되는 급여가 등급 체계와 일관되게 연동되어 있는가, 예외 케이스는 별도로 설명 가능한가
사전 격차 점검: 동일 등급 내 성별 급여 격차나 본사-현지 채용 간 격차가 사전에 파악되어 있는가
8. 마치며
독일 임금투명성법의 정확한 시행은 앞으로도 몇 차례 더 밀릴 수 있다. 그러나 법안의 방향, 즉 객관적 직무평가 기준에 근거한 급여 설명 책임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법 시행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조직 구조와 Grading 체계를 지금 점검해 두는 편이 결국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큰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PEOPLEGRIP은 독일 노동법 자문과 함께 조직 구조 및 직무등급 진단을 지원하고 있다. 자사의 급여 체계가 향후 임금투명성법 요구를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인지 점검이 필요할 경우 PEOPLEGRIP에서 지원 가능하다.
참고자료
Directive (EU) 2023/970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0 May 2023
Bundesministerium für Bildung,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 (BMBFSFJ), Pressemitteilung, 07.11.2025,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Bürokratiearme Umsetzung der Entgelttransparenzrichtlinie'"
Personalwirtschaft, 19.06.2026, "EU-Entgelttransparenzrichtlinie: Deutschland verpasst Frist – Kabinettsitzung wohl erst im August"
Haufe, 30.04.2026, "Entgelttransparenzgesetz: Verschiebung mit Ansage"
KPMG Law, "Umsetzung der Entgelttransparenzrichtlinie: Das empfiehlt die Expertenkommission"
Bundesverband der Personalmanager (BPM), 10.11.2025, "Sondervotum des BPM zum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Human Resources Manager, 28.05.2026, "Entgelttransparenz: Was gilt ab Juni 2026"
Trusaic, 03.08.2026, "EU Pay Transparency Directive: August 2026 Transposition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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